트럼프 비위 맞춘 FIFA 회장, 이번엔 중국에 선심 공세?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 2026-07-13 17:14:28
인판티노, '월드컵 본선 참가 48→64개국 확대' 논의 방침
64개국으로 확대되면 경기 수 2배…FIFA 수익 급증 가능성
2002년 이후 본선 진출 못한 중국의 월드컵 복귀에도 유리
'4선 도전' 인판티노, 처음 회장 될 때도 '참가국 확대' 공약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다음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48개에서 64개로 늘리는 방안을 공식 검토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회가 끝나면 관련 위원회를 통해 확실히 논의할 사안"이라고 13일(한국시간) 스위스 방송사 '블루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 인판티노(오른쪽) FIFA 회장이 지난해 8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AP 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대회다. 24개국이던 월드컵 본선 참가국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2개국으로 늘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다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본선 참가국이 대폭 늘어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엄청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월드컵 참가의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선 참가국을 28년 만에 48개국으로 늘린 것으로 모자라 4년 만에 64개국으로 또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64개국 확대 방안은 이번에 인판티노 회장이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남미축구연맹에서 이 방안을 주장했다. 당시 유럽, 북중미, 아시아 대륙 연맹 쪽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한 사안을 인판티노 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회 기간에 다시 거론하며 머지않아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 사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는 FIFA의 수익 급증 가능성이다. 본선 참가국을 64개로 늘리면 월드컵 전체 경기 수는 128개로 늘어난다. 현재 경기 수의 2배다. 그만큼 FIFA의 수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늘릴 때도 FIFA 수익 증대를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 중이기에 아직 정확한 사항을 알 수는 없지만, FIFA가 48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경기 수 급증은 FIFA와 광고주들에게는 호재이지만, 프로 축구 클럽과 다수의 선수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경기 수가 늘어날수록 선수 피로도 증가 및 혹사 가능성, 각국 프로 리그 일정 차질 등의 문제가 생길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중국 문제다. 중국은 축구 열기가 뜨거운 나라 중 하나로 거론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열성적인 축구 팬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2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고려하면 FIFA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할 때 일각에서 '사실상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러한 상황과 관련돼 있다.

인판티노 회장이 '64개국으로 확대 방안 논의' 방침을 밝힌 후 동일한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참가국을 48개로 늘렸는데도 중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자 다시 64개국으로 확대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했던 인판티노 회장이 이번에는 중국 쪽에 선심 공세를 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간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자 FIFA 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기는 등 '지나치게 트럼프 비위를 맞춘다'는 지적을 자초했다.


중국 매체는 인판티노 회장의 이번 언급을 반기는 분위기다. 본선 참가국이 확대되면 자국 팀이 월드컵 무대에 복귀하는 데 유리한 것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세 번째는 FIFA 회장 선거다. 인판티노는 전임 회장 제프 블라터가 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후 치러진 경선에서 승리하고 2016년 FIFA 회장에 취임했다. 2019년과 2023년에는 단독 출마해 연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지난 5월, 인판티노는 내년 3월 치러지는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현재까지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어 인판티노 회장의 4선 도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선거까지는 아직 적잖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인판티노 회장으로선 우세한 분위기를 굳힐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본선 참가국 확대는 2016년 인판티노가 처음으로 회장이 될 때 내건 공약 중 하나다. 당시 인판티노가 FIFA 수장이 되는 데 이 공약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인판티노 회장이 다시 본선 참가국 확대 방안을 거론한 것이 예사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유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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