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는 수주전, 특정 건설사 수의계약 수순
6·10·12단지 단독 응찰, 8단지도 대우건설 총력전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수주전이 '출혈 경쟁' 대신 '선점'을 통한 단독 응찰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총사업비만 30조 원에 달해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으나, 실제 입찰에서는 정면충돌을 피하는 모양새다.
총 1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선 만큼, 건설사들은 사전 공을 들인 특정 사업장에 집중하는 표적 수주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무리한 경쟁 입찰을 피하고 수의계약으로 실속을 챙기려는 양상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어느 건설사가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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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이앤씨가 목동 6단지 재건축 조합에 제시한 '아크로 목동리젠시' 투시도. [DL이앤씨 제공] |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12단지 재건축 조합이 전날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해 유찰됐다. 조합은 즉각 재입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며, GS건설이 재차 단독 응찰할 경우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된다.
당초 지난 7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 대형사가 참석해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GS건설이 일찍이 수주 굳히기에 나서며 우위를 점하자, 타 건설사들은 출혈 경쟁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GS건설은 시공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건축설계사 겐슬러(Gensler), 조경 전문기업 EDSA, 구조안전 설계사 에이럽(ARUP)과 협업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아울러 안정적인 사업비와 조합원 이주비 조달을 목적으로 신한은행과 금융 업무협약을 맺으며 기세를 몰았다.
목동12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3층, 22개 동, 281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며 예정 공사비는 약 1조7888억 원이다.
앞서 입찰을 진행한 타 단지들 역시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곳은 6단지다. 지난 6월 입찰에서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며 목동 재건축 첫 타자가 됐다. 6단지 역시 1차 현장설명회에는 10여 개사가 몰렸으나 본입찰에는 DL이앤씨만 응찰했다.
6단지는 2184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며 공사비는 약 1조2868억 원이다.
최근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10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1차 현장설명회에 6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결국 현대건설의 단독 응찰로 대열이 정리됐다. 현대건설은 세계적 설계사들과 협업한 특화안을 제시하며 조합과 수의계약을 준비 중이다.
10단지는 최고 40층, 총 4248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재편되며 예정 공사비만 약 2조6135억 원에 달한다.
목동8단지 수주전 양상도 다르지 않다. 현장설명회 이후 대우건설이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이며 기세를 잡자 타사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대우건설은 구조설계 분야의 영국 ARUP(아룹), 조경 분야의 미국 슈퍼매스 스튜디오, 외관설계의 덴마크 어반 에이전시 등 해외 전문기업들과의 협업을 발표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외관과 스카이라인부터 품격 있는 커뮤니티까지 단지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 목동8단지를 새로운 하이엔드 주거의 기준이자 목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정 단지를 둘러싼 대형사들의 물밑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10단지 외에도 7·9·11단지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1·5·9·13단지 등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물산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13단지는 곧 시공사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목동에서 복수의 사업장 수주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역시 2·7·11·14단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서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 타운 조성을 목표로 표적 수주에 나섰다.
향후 목동 재건축의 '대장주'로 평가받는 7단지나 14단지 등 대형 사업장에서는 실제 경쟁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 속 리스크 관리 기조가 강해 당분간 정면충돌을 피하는 단독 응찰 흐름은 유지될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건설사들이 한 곳에서 충돌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큰 회사들이 먼저 선점하면 다른 회사들은 나머지 단지들로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주에 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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