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코스닥 새내기주 10개중 9개 공모가 하회…흥행 사인과 엇박자
"700 대 1이 장기 수요 700배 뜻하진 않아…기업 경쟁력·적정 공모가 중요"
자율비행 드론 기업 니어스랩은 상장 전 흥행 분위기였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743.5 대 1에 달했다. 기관 수요가 몰리는 인기 종목이었단 얘기다. 최종 공모가는 회사가 제시한 가격 범위의 맨 위인 4만1200원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지난 24일 코스닥에 입성한 당일 주가 성적은 초라했다. 공모가보다 30.46% 낮은 2만8650원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의무보유확약 기관 40% 우선배정이라는 안전장치도 별무효과였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이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정해진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제도다.
니어스랩만의 일은 아니다. 3분기 들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0개 종목 중 9개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31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28.55%였다.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도 -4.62%로, 2분기 8개 종목의 132.47%와 대조됐다. 기도산업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21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도 희망 범위 상단인 2만8400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34.58% 떨어졌다.
두 기업의 사례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즉 상장전 인기가 곧 기업 경쟁력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운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매출 66억 원, 영업손실 16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149억 원 규모의 중동 방산용 드론 수출에 힘입어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아웃도어·모터사이클용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인 기도산업은 최근 3년간 흑자를 냈지만 기업분할 이후 수익 구조가 달라졌다. 올해 1분기에는 금융비용 증가와 관계기업 투자이익 감소로 31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인 잭울프스킨의 발주액도 지난해 1분기 84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9만4000달러로 99% 줄었다.
수요예측 경쟁률 자체가 장기 투자 수요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경쟁률에는 의무보유확약 없이 가격과 수량만 제시한 주문도 함께 잡힌다. 김진태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장은 "700 대 1이라는 숫자를 그 가격에서 장기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700배 존재한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며 "같은 700 대 1이라도 확약을 동반한 주문이 많은 경우와 확약 없이 가격만 높게 써낸 주문이 많은 경우는 수요의 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 제도는 지난해 7월 30% 기준으로 도입됐고 올해 40%로 강화됐는데, 기관의 단기 매도 압력을 낮추기 위한 장치일 뿐 기업가치나 공모가의 적정성을 인증하는 제도는 아니다. 박상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무보유확약은 상장 이후 매도 압력을 줄이기 위한 장치에 가깝고 공모가격 자체가 적정하게 산정됐는지를 보장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하기 전에 기관 수요를 확인하는 사전수요예측과 장기 투자자를 미리 확보하는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오는 11월 13일 시행된다. 가격 발견 기능을 보완할 장치가 추가되는 셈이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투자 매력을 만들 수는 없다.
박정익 EY한영 IPO 리더는 "최근 투자자들은 성장 속도나 잠재력보다 재무제표와 현금흐름, 실제 수익성을 훨씬 꼼꼼하게 본다"며 "상장 이후에도 실적과 사업 경쟁력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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