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줄줄이 가계대출 제한…중단 전 '마통' 개설 수요 쏠려
최근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 크게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곧 막힌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안감을 느낀 금융소비자들이 잇달아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13일 KPI뉴스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75조9769억 원이다. 지난달 말(774조9608억 원) 대비 7영업일 만에 1조162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6704억 원에서 109조4518억 원으로 7815억 원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1968억 원)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증가액은 6498억 원에 달했다. 신용대출 증가액의 83.1%, 가계대출 증가액의 63.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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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한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 실무자는 "곧 가계대출이 막힐 거란 소문에 급하게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금융소비자들이 여럿"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일반신용대출과 달리 처음부터 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한도만 설정해 만들어둘 수 있다. 이후 필요할 때마다 한도액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이 가계대출 잔액을 계산할 때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대출액이 아니라 한도액으로 한다. 따라서 다수 금융소비자들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만 해둬도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금융당국이 연초 정한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는 4조3400억 원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7월 9일까지 증가액이 3조3900억 원으로 벌써 목표치의 78%가량을 채웠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 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대출모집인 접수 채널을 닫았으며, 10일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일부 줄였다.
하나은행도 지난 10일부터 9월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중단했다.
또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으로 제한했다. 국민·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 신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줄였다.
가계대출이 차례차례 제한되니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작년 말처럼 셧다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돌았다.
지난해 말 여러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조2000억 원 줄어 11개월 만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4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다만 은행권에선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부터 가계대출이 중단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과도한 호들갑이라고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 임원은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많은데,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꽉 채워도 은행이 즉시 셔터를 내릴 순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금융당국과 의논해 봐야겠지만, 작년처럼 연말에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송채린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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