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감시망 무력화' 민관유착 행태 비판 쏟아져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시체육회 비리 고발 촉구
현직 경남 양산시 정책특별보좌관이 시체육회 산하 수영연맹 회장을 겸직하면서 시 발주 계약업체들로부터 받은 지정기부금을 연맹 임원들 단합대회 경비로 탕진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 시 사업 수주 업체들의 협찬을 이끌어낸 구조라는 점에서, 공적 감시망을 무력화한 '전형적 민관 유착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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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규 의원이 22일 문화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체육회 비리 의혹을 추궁하고 있다. [양산시의회 제공] |
23일 양산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문화관광국 체육지원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김석규 의원은 시체육회 정회원 단체인 수영연맹을 둘러싼 보조금 집행 위법성과 시 일감 수주 업체의 특혜성 지정기부금 유착 의혹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이번 의혹의 발단은 지난해 열린 '시장기 종목별 체육대회'였다. 당초 체육회 사업계획에는 9월 7일 종목별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루 동안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수영 종목만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10월 말 700만 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아 '전국 마스터즈 대회'로 격상돼 치러졌다.
기존 승인된 보조금 사업의 규모와 대상을 변경하려면 법적 절차에 따른 변경 승인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수영연맹만 특혜성으로 별도 보조금을 배당받아 전국 대회를 출범시켰고, 이 실적을 발판 삼아 올해 예산을 1년 만에 4배나 증액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당시 해당 대회의 총책임자이자 대회장은 나동연 양산시장의 정책특보 A 씨였으며, 그는 현재도 특보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석규 의원이 시 체육지원과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영연맹은 전국대회 개최 과정에서 4개 업체로부터 총 1150만 원의 지정기부금을 받았다. 확인 결과 이들 업체는 모두 양산시 발주 사업을 수주한 곳들이었다.
A 건축사사무소는 시 용역 계약을 잇달아 따낸 뒤 대회 직전 500만 원을 기부하고 홍보책자에 전면광고를 실었다. B 공사업체 역시 시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기부금을 냈으며, 나머지 2개 업체도 보조금 교부결정일 당일(지난해 10월 28일)에 기부금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이 돈의 사용처였다. 4개 업체가 낸 지정기부금 1150만 원 중 69%에 달하는 731만 원은 지난 7~8월 포항에서 열린 연맹 임원 워크숍 식사비 등으로 쓰였다. 반면에 대회 본 행사에는 전체 기부금의 28% 수준인 324만 원만 사용됐다.
김 의원은 "시민 동호인을 위한 예산으로 시작된 사업이 의회 승인도 없이 전국대회로 둔갑했고, 이를 실적 삼아 1년 만에 예산이 4배 넘게 증액됐다"며 "그 배후에는 현직 시 공무원 신분의 연맹 회장이 있었고, 시 계약업체들이 낸 기부금은 임원들의 단합 여행비와 쌈짓돈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홍보책자 광고 수입의 행방은 묘연하고, 정산 검사는 이틀 만에 졸속 처리됐다"며 ""집행부는 보조금 정산 내용을 바탕으로, 엄정한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신재향)는 23일 행정사무감사장에 출석한 김희용 부시장에 대해 지난해 11월 시체육회의 각종 비리 관련 감사 결과와 관련해 행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즉각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할 것을 요구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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