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거절당할까 봐"…양산 아동급식카드, 외식 85% '편의점·패스트푸드'

박동욱 기자 / 2026-10-27 15:43:28
시의회 아동보육과 행정사무감사자료…일반 식당은 고작 4.1%
김수원 의원 대책 촉구…시 "내년 카드사 연계해 시스템 개편"

경남 양산시의 결식우려 아동 급식카드 사업이 구시대적인 가맹점 등록 방식으로 인해 성장기 아이들을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양산시가 '점주 직접 방문 신청 가맹제'를 고수하는 탓에 생업에 바쁜 동네 백반집이나 국밥집 참여율이 극도로 저조할 수밖에 없고, 일반 식당에서 결제 거절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편의점으로만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김수원 의원이 지난 23일 기획행정위원회 아동보육과에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양산시의회 제공]

 

27일 김수원 양산시의원이 아동보육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내 결식우려 아동 3656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급식카드(희망양산 아동급식카드)의 연간 누적 결제 건수는 총 35만6588건에 금액으로는 44억6205만 원에 달했다.


이 중 가정에서 식자재를 구매하는 마트·농협·정육점 결제(15만1146건)를 제외한 실외 식사 결제 20만260건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과 패스트푸드·빵집 등으로의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대형 편의점 3사에서만 11만9258건(9억4195만 원)이 결제돼 마트를 제외한 외부 식사 결제의 59.5%를 차지했다. 여기에 패스트푸드·치킨·피자(2만3497건)와 프랜차이즈 제과점(2만8532건)을 더하면 간편식 비중은 전체의 85.5%(17만1287건)에 이르렀다.

반면 시내 국밥집, 백반집, 칼국수집 등 일반 음식점에서의 결제는 모두 합쳐도 1만4473건으로,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특히 농촌 및 구도심 지역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식사 인프라 자체가 전무했다. 급식 지원 아동 17명이 사는 원동면은 카드 가맹점이 농협과 마트 2곳뿐이어서 일반음식점 결제 실적이 '0건'이었고, 아동 144명이 거주하는 강서동 역시 분식집과 치킨집 외에 일반 한식당 결제 내역은 없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기형적 소비 구조의 원인으로 양산시의 '점주 직접 방문 신청 가맹제'를 지목했다. 

 

일반 체크카드와 달리 식당 주인이 직접 사업자등록증과 통장사본 등을 챙겨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심사를 거쳐야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어, 영세 백반집이나 국밥집 업주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은 지자체들은 이미 신용카드사의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업종 코드를 아동급식카드와 100% 자동 연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별도 신청 없이도 시내 모든 일반 식당에서 즉시 결제되도록 하고 있다.

 

미등록 식당에 카드를 내밀었다가 단말기 승인 거절 오류가 발생할 경우,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상처와 낙인감도 심각한 부작용으로 꼽혔다


김수원 의원은 "아이들이 입맛 때문에 밥집을 안 가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 편의점을 찾는 것"이라며 "행정이 만든 구시대적 제도가 아이들에게 편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2027년부터 카드사 연계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공공배달앱 '배달양산' 등과의 연계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며 뒤늦게 시스템 개편 방침을 전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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