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가소제·가성소다 등 8개 품목 가격 사전 협의 의혹
검찰이 중동전쟁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을 틈타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업체 전·현직 경영진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유신 OCI 대표이사 부회장과 장영수 전 PKC(옛 백광산업) 대표이사, PKC 배모 영업본부장 등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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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실명이 공개된 영장 청구 대상자는 김 부회장과 장 전 대표 두 명이다. 나머지 대상자의 구체적인 소속과 직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검찰은 LG화학과 한화솔루션,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7개 업체가 수년간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인상 폭과 시기를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대상 품목은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염소, 차아염소산염(하이포),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에피클로로히드린(ECH) 등 총 8개다.
해당 원료는 건설자재부터 가구·자동차·전자·배터리·수처리 산업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PVC와 가소제는 창호·바닥재·벽지·전선 피복에, TDI는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자동차 시트에 주로 쓰인다. 가성소다와 염산·염소·차아염소산염은 제지·섬유·금속 세척·반도체 공정과 수처리에 사용된다. ECH는 선박·자동차 도료와 접착제, 전자기판 등에 들어가는 에폭시수지의 핵심 원료다.
검찰은 중동전쟁으로 원유와 나프타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업체들이 경쟁 없이 제품 가격을 공동으로 올려 수조원대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1월 2일 배럴당 56.38달러에서 3월 17일 127.95달러로 약 127% 상승했다. PVC와 가소제 등 일부 제품의 원가 부담이 실제로 커졌지만, 검찰은 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넘어 판매가격과 인상 시기를 조직적으로 조율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5일 해당 업체 7곳과 관계자 80여명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10일에는 김 부회장과 장 전 대표, LG화학 PVC·가소제 사업부장인 A전무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도 앞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LG화학 A전무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이번 구속영장 청구 대상 8명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담합 규모는 검찰이 그동안 수사한 담합 사건 가운데 최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최대 사건은 지난 7월 SK에너지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 4곳이 재판에 넘겨진 14조원대 유가 담합 사건이다.
영장 청구 대상자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르면 이번 주 열릴 전망이다. 다만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의 혐의 판단에 따른 절차로, 담합 여부와 형사책임은 향후 재판을 통해 확정된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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