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노화된 종양 환경'까지 고려한 면역항암제 효과 예측 AI 개발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9-17 09:53:07
향후 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혜택 누리는 큰 도움 될 것 기대
포스텍 연구팀이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 인공지능대학원 통합과정 김민수 씨 연구팀이 암 환자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낼지 예측하는 기계학습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국제 학술지인 'npj Digital Medicine'에 게재됐다.
면역항암제는 암을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환자 몸속의 면역세포가 스스로 암을 물리치도록 돕는 치료제이다.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이 효과가 없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경우 환자는 값비싼 치료비만 쓴 채 다른 치료로 갈아탈 소중한 시간마저 놓칠 수 있다. 그래서 '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있을지'를 미리 아는 일이 중요하다.
문제는 환자마다 암 주변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데 있다. 그중에서도 암 주변의 노화된 세포들은 면역세포 활동을 방해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환자마다 다른 환경을 사람이 일일이 가늠하기란 쉽지 않아 최근에는 AI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러나 AI에게도 학습에 쓸 환자 데이터가 부족한 벽이 있다. 특히 환자 수는 적은데 살펴봐야 할 유전자 정보는 너무 많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으면 AI가 특정 환자 집단에만 지나치게 맞춰져 정작 새로운 환자 앞에서는 헛다리를 짚기 쉽다.
연구팀은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밀어 넣는 대신, 먼저 면역세포가 억눌린 노화된 종양 환경부터 가려낸 뒤 환자들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약효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발상을 바꿨다.
이렇게 순서를 밟아가자 AI는 특정 집단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환자에게서도 흔들림 없는 예측력을 갖추게 됐다.
실험 결과, 이 방법은 피부암을 비롯한 4개 암종, 6개 환자 집단에서 현재 병원이 쓰는 지표들보다 뛰어난 예측 성능을 보였다. 기존의 다른 예측 방법들과 견주어도 처음 보는 피부암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 안정적인 결과를 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예측을 잘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놓쳐온 '노화된 종양 환경'이라는 변수를 예측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노화한 세포가 면역항암제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의료진은 환자마다 다른 처방 전략을 세울 여지를 얻는다. 같은 암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답을 내놓는 '맞춤 항암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김상욱 교수는 "세포 노화를 고려한 예측 방법은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가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누리는 데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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