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못 잡고 '풍선효과'만…토허제 확대 가능성 '스멀'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9-17 16:23:53
병점·권선·남양주 등 인접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뚜렷
'실거주 유예 1년 연장' 숨통, 다만 "토허제 해제는 아냐"
정부가 집값 과열을 잡기 위해 경기도 화성시 동탄, 용인시 기흥, 구리시를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집값 상승세는 여전하다.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선호 단지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가 아닌 연장이나 확대 검토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30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토허구역으로 묶인 동탄·기흥·구리 등 3개 지역은 규제 지정 이후 단 한 주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직후 주간 상승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8월 들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동탄구는 규제 직전 6월 마지막 주 1.42~1.46% 수준의 급등세를 보이다 8월 셋째 주 0.12%까지 상승폭이 감소했다. 그러나 8월 넷째 주 0.54%, 9월 첫째 주 0.22%로 다시 오름세가 확대됐다.
기흥구(8월 넷째 주 0.63%, 9월 첫째 주 0.33%)와 구리시(8월 넷째 주 0.28%, 9월 첫째 주 0.21%) 역시 지속적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거주 의무 부과로 매수 문턱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동탄구의 지난 7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27건으로 전월(2581건) 대비 약 68% 하락했다.
이 기간 기흥구(1180건 → 250건)는 78.8%, 구리시(457건 → 85건)는 약 81% 떨어졌다.
거래 급감했지만 가격 상승…인접 지역도 들썩
이러한 거래위축에도 선호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기흥구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 전용면적 72㎡는 지난달 11억5000만 원에 팔려 최고가를 새로 썼다.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59㎡도 최근 12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탄구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의 21억8000만 원 거래는 지난 6월 이뤄져 규제 지정 이전 사례다. 따라서 규제 이후 신고가 사례로 제시하기보다, 인접 비규제 지역의 상승폭이 커진 점도 주목된다.
동탄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화성시 병점구의 경우 규제 직전 0.16%였던 주간 상승률이 8월 셋째 주 0.46%까지 확대됐다. 수원시 권선구는 8월 넷째 주 0.58%, 9월 첫째 주 0.48%를 기록해 동탄 상승률(0.25% → 0.22%)의 2배를 웃돌았다.
구리시와 인접한 남양주시 역시 규제 직전 0.16%에서 9월 첫째 주 0.22% 상승하며 인접 규제 지역(구리시 0.21%)의 상승률을 소폭 넘어서는 등 풍선효과가 경기 서부 및 동남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실거주 유예 1년 연장' 숨통…국토부 "토허제 확대·연장 검토"
현재 수도권 주요 규제지역의 토허구역 지정 기한은 지역별로 다르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은 오는 12월 31일 지정 기한이 만료된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구역은 2027년 4월 26일까지 지정 기한이 적용된다.
올해 7월 새로 지정된 동탄·기흥·구리 일대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지정 기간이 적용된다.
정부는 토허구역 내 매물 잠김을 완화하고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실거주 유예 특례' 신청 기한을 당초 올해 말에서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1회, 최대 2년)해 거주하는 경우에도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게 돼 전세를 낀 매물의 거래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홍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서울에서도 규제를 완화하거나 토허구역을 해제했을 때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토허제의 연장이나 지역 확대 지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규제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예 조치가 거래 경색을 일부 완화할 수는 있지만 집값 안정이나 거래량 급증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매도가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유예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은 당장의 거래량 급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신규 거래 효과는 미래 시점에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역시 "임차인의 계약 기간을 존중하면서 무주택자가 규제지역 내 매물을 인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매수자의 무주택 요건 유지 및 입주 후 2년 실거주 의무가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곧바로 매물 폭증이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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