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밀리고 AI에 치이고…'복합 양극화'에 내몰린 대한민국 청년

송채린 기자 / 2026-06-11 17:50:17
소득 하위 10% 중 청년 비중 5년 만에 2배 급증…세대 간 양극화 심화
"청년층 사회적 박탈감 커…주식 등 다양한 자산형성 경로 열어줘야"

한국 경제가 자산 불평등 심화, 소득 불평등 재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양극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동산이 고연령층에 집중되면서 세대 간 자산 격차가 구조화하고,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소득 격차까지 벌어지며 청년층의 경제적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소득 증대 및 자산 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영향'에 따르면, 순자산 지니계수가 2017년 0.584에서 2025년 0.625로 8년간 0.041포인트 상승했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순자산 지니계수는 자산 불평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하며 높을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소득 격차도 산업간 K자형 성장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10분위(상위 10%) 월 평균 가계소득은 1538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 늘었다. 월 1500만 원을 넘은 건 역대 최초다.

 

반면 소득 1분위(하위 10%)는 가계소득은 73만7000원에 불과해 전년동기보다 0.9% 줄었다. 전 소득 구간 중 유일한 감소세다.

 

보고서는 정보기술(IT) 제조업 종사자의 소득은 치솟는 반면 다른 부문은 정체되면서 이런 흐름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소득 격차 확대는 기존 자산 양극화를 더욱 공고히할 위험이 높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 대체 가능성도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을 기준(100)으로 할 때 올해 1월 기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의 청년 취업자 수는 84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업종에서 50대 취업자 수는 108로 올랐다. AI 도입으로 기업들이 청년층의 신규 채용은 줄이고 숙련자인 50대 고용은 유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세대 간 자산 양극화가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10%에 드는 1분위 가구에서 20~30대 청년층 비중이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부동산 등의 자산을 선점한 고령층과 그렇지 못한 청년층 간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복합 양극화는 한국 사회의 생산성과 소비 활력을 저하시킬 것으로 염려된다. 저소득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경제활동 기반을 약화시켜 내수활력 저하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다"며 "양극화로 인해 청년층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요새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이 양극화"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고서는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가계의 소득 형성 및 자산 축적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지속적·적극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인 이재호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부동산 진입 장벽이 높은 청년층을 위해 주식 등을 통해 다양한 자산 형성 경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차장은 또 "정부가 조선, 방산, 원전 등에 투자해 비IT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IT 산업 발전을 통해 소득 격차를 줄이려는 의도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K자 양극화 해소를 위해 비IT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자산 형성을 위해 청년층을 비롯한 전 세대가 단순 소비를 넘어 저축과 투자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세액공제 등 제도적 혜택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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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채린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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